[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길죽한 언덕길 양쪽으로 잘 빠진 한옥이 사이좋게 마주보고 있는 이곳. 서울 북촌한옥마을이다. 먼 산과 하늘, 그 아래 정갈한 한옥의 지붕과 담벼락까지. 굵직굵직하고 대담한 붓질로 그어낸 선과 면이 동네의 잔잔한 특징을 잘도 잡아냈다.
오스트리아 출신 작가 프란츠 브란드너(56)는 ‘친한파’다. 한국의 풍광을 향해 눈과 붓을 기꺼이 열어뒀다는 얘기다. 1997년 대구를 시작으로 2003년 서울에 입성한 뒤로는 한국에서만 10회가 넘는 개인전을 열었다.
특히 한국의 산과 소나무, 바위를 좋아한다는데. 그가 작업하는 후기인상파적 화풍이라 할 ‘고즈넉한 듯 강인한 풍경 만들기’와 딱 맞아떨어져서가 아닐까. 그래선지 그의 작품에는 깔끔하게 손질한 정원풍은 거의 없다. 단단한 뿌리, 그를 부여잡고 살아가는 묵직한 삶들이 있을 뿐. 마치 ‘북촌한옥마을’(2016)처럼 말이다.
15일까지 서울 종로구 팔판동 갤러리도올서 여는 개인전 ‘내 눈을 통한 한국’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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